날마다 좋은 날
최원현 수필집 / 유정 刊
등산길에서 만난 사람은 유난히 반갑고 편합니다. 산이 좋아 산을 오르는 마음만으로 만났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행 중에 만난 사람은 쉽게 친해집니다. 같이 가다가도 아무런 부담 없이 훌쩍 헤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린 날의 친구와는 언제든 스스럼이 없습니다. 내 태어남의 뿌리부터 모르는 게 없는 그에게 구태여 감추고 속일 게 없으니 어떤 허물된 얘기라도 다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참으로 많은 만남을 갖습니다. 좋은 만남은 기쁨이고, 그 기쁨이 소중한 것이기에 우린 소중한 만남을 원합니다.
그 동안 발표했던 작품들을 한 데 모으게 되었습니다.
발표된 지면을 통해 일면식이 있을 작품들이겠으나 이렇게 함께 모아 보니 더욱 조심스러워집니다.
이 만남으로 작게나마 잊었던 것을 찾는 촉촉한 기쁨과 묻혀 있던 옛 추억의 사랑을 깨워 놓고 싶습니다.
여행 중 함께 하게 된 인연이나 등산길에서의 우연한 동행처럼, 코피가 터지고 눈두덩이 깨지고서도 이내 웃고 말던 어린 날처럼 아무런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날들과의 만남, 나의 수필은 그런 만남이고 싶습니다.
날마다 좋은 날!
사는 것이 꼭 좋은 날만의 연속이기야 하겠습니까만 사람의 삶이란 보다 좋은 날을 바라며 살아가는 해굽성이 아니던가요?
그러나 정작 지나 놓고 보면 아쉬움이고 부끄러움인데 그것들마저 그리움인 것을 어쩌겠습니까.
육십 편의 수필들은 지난 날의 아픔, 아쉬움, 설움, 안타까움들이 오랜동안 바람에 날리다 어느 날 내 가슴 기슭에 떨어져 싹을 낸 것들입니다.
그것들은 지금은 보이지도 않는 저 먼 그리움의 흙바람을 찾아 내어 싹을 틔우고 빛바라기를 하여 참으로 어렵사리 뿌리를 내린 것들이랍니다.
옛 어르신네 말씀에 ‘저기 세월 지나가는 것이 보이지 않느냐’고 하셔서, 그 땐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 웃어버렸었는데, 사십을 넘어 오십을 바라보면서야 시간이 지나가는 속도를 느끼고 현기증이 납니다. 그러고나서야 겨우 내가 한 것은 이런 작은 그리움의 영토, 내 수필의 뜨탁을 마련하는 일이었답니다.
그러나 나의 작품을 만나는 분들께 아무런 감동도 못 드리고 오히려 실망만 드릴까 봐 두려워집니다.
하지만 그 두려움을 무릅쓰고 새로운 만남의 인연 앞에 나서면서 내 가슴 밭에서 싹 틔우고 피워낸 수필의 향기가 향기다운 향기로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 속에 나만이 아닌 우리의 이야기로 가슴에서 가슴으로 따스한 정의 강물 줄기를 이끌어 내는 소중한 만남을 만들고 싶습니다.
아주 여린 소리로 가슴문을 두드릴 나의 수필들이 꼭 그런 소중한 만남을 이루어 갔으면 합니다.
― <머리말>
- 차 례 -
제1부 그리움 열기그리움 열기
날지 못하는 새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부끄러움의 낙엽
발뒤꿈치
쉬지 않는 쉼표
생명 있는 아름다움
고향 마음
그리움으로 앓는 병
겨울 마음
책방 나들이
모습 그대로
제2부 숨어 있는 향기
숨어 있는 향기
날마다 좋은 날 되거라
향기 가득
행운병
행복 주머니
참 좋았더라
차례를 기다리며
진주조개
인생 열차
사랑하고 싶은 것
나이 값
아름다운 승리
제3 부 보고 싶은 얼굴
왼손의 악수
엿 이야기 (1)
엿 이야기 (2)
여기까지 도우셨네
안개 주의보
아름다운 것이 눈물난다
시간이 없어서요
삶의 타석에서
보고 싶은 얼굴
탱자를 따며
하나님, 왜 이러세요
너무 좋은 향기
제4부 마음 나들이
바로서기
목련잎이 피던 날
모자람의 넉넉함
모과
말 잘하는 두더지
마음 나들이
서울 새벽의 닭울음
딸아이의 눈물
돌아온 인심
연 날리는 마음
별을 깨우는 젊은이들
남은 자리, 떠난 사람
제5부 어머니의 눈
달팽이 집
나이테를 세며
곁눈질
나들이
깨어 있는 새벽
어머니의 눈
겨울 통과
첫 발자국
새 날을 여는 사람들
평화 만들기
아픔을 먹고 피는 꽃
추억 담아내기
[1995.09.20 초판발행. 301쪽. 정가 5,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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