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진 땅의 소리 결 / 초연 김은자 중편소설 (전자책)
어진 땅의 소리 결
초연 김은자 중편소설 (전자책) / 한국문학방송 刊
사유의 틈사이로 출렁이는 시간의 저울 위에 삶을 달아보듯이 또 하나의 장을 열어 소설을 쓰고 있다. 젖은 빨래를 창공에 널어서 말리면서 다 말랐는지 만지는 순간 기다림은 주춤거리다가 다 말랐다는 판단으로 빨래를 걷어 내듯 기억을 개킨다. 정리하는 마음으로 망설임 없이 말 하려 해도 망설임이 보이는 문장의 수런거림을 정리하다보니 애써 만든 눈사람이 어느새 녹아 눈으로 붙였던 숯덩이 두 개만 덩그러니 남는 것 같은 심신이 부실한 황혼이다.
내면의 목소리가 주름살 사이에서 탈진한 목소리로 문밖의 세상을 기웃거린다. 스스로를 가둬 고립시키는 말이 정지된 침묵은 이미 과거에도 잠겨있고 미래에도 결합될 사유의 징검다리와 같았다. 가까웠던 사람들의 죽음을 통하여 거리를 재다보니 가깝게 줄어드는 삶의 이정표가 결국은 종종 걸음인 자아 발견의 길섶에 있는 것을 감지한다. 흑백 사진의 시대에서 칼라사진의 시대로 넘어오는 과정을 겪어오는 삶에서 빛바랜 사진 속의 젊은 소중한 사람들의 얼굴에서 소리 없는 언어들이 튀어나온다. 참으려 해도 참아지지 않는 슬픔이 위로의 길을 찾은 글쓰기는 견디는 삶의 여정에서 켜를 불려간다.
스스로 자양분을 발효시키는 어질고 비옥한 땅에서 삶을 경작하는 사람들의 소리에 목화토금수 오행의 결이 느껴진다. 주인공 연정이는 어디에서 어떻게 무엇을 생각하며 버티며 견디고 있나. 누구도 그러하듯이 그렇게 공정한 시간을 재단하며 칠정의 마디마다 주름을 접었으리라. 그러구러 다만 한 사람만이라도 이 삶을 부여잡고 몸부림침을 공감하여 같이 눈시울이 붉어진다면 꾸역꾸역 써 내려간 글 틈에 흐르던 비명이 바다의 은혜로움까지 데려다 줄 텐데 말이다. 고종명의 복을 누릴지 못 누릴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미리 자식들에게 남기는 유언처럼 글을 쓰고 있었다. 이 책에 교정을 도와주신 덕송 정은조님께 감사한다. 이 묶음아, 언어 결핍증 고뇌의 이자처럼 영혼의 친구가 되어다오.
― <머리말>
- 차 례 -
머리에 두는 글
□ 중편소설
제1부 유년의 메마른 뜰에서
제2부 분이의 향기
제3부 인연의 영토
제4부 향이와 주니의 길목
제5부 아들 집착증
제6부 황혼의 뜨락에서
제7부 어진 땅에서 듣는 소리
● 서평
[2019.05.10 발행. 136쪽. 정가 5천원(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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